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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연재] 성수의가 319 연재 소설방

"우와! 무지하게 작다"

소림사의 산문을 바라보며 작은 소녀 하나가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소녀의 그 같은 말을 들은 녹림의 총표파자 철무륵은 처음에는 그 말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하다가 어린 소녀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본 후에야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작은 소녀의 손가락이 소림사의 산문인 일주문을 가리키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소림사의 이름이 지닌 무게를 생각할 때 누가 보더라도 소림사의  영역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산문의 크기가 조금 작다는 것에는 동의하고 있었다.

다만 소림사의 위명을 생각해서 겉으로 드러나게 표현하지 않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작은 소녀는 너무도 당당하게 산문을 가리키며 감탄성(?)을 토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소녀의 곁에는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어린 소녀 둘이 함께 하고 있었다.

"크하하하. 소림사의 산문을 가리키며 작다고 감탄을 토해내는 녀석은 천하에 너 하나 뿐일게다"
"헤헤, 그런가?"

철무륵의 그 같은 말에 머리를 긁적인 작은 소녀가 품 안으로 손을 집어 넣더니 무언가를 꺼내 들고 다시 입을 열었다.

"혜아! 청청 언니! 준비해"

그러자 지목당한 두 소녀도 품 속으로 손을 넣더니 무언가를 하나 씩 꺼내 들었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세 소녀는 산문을 지키던 지객승을 향해 손을 척 내밀었다. 지객승을 향해 내밀어진 고사리 같은 손 세 개에 들린 것은 다름아닌 성수령패였다. 작은 소녀와 호아라는 이름의 천년마령호가 물놀이를 하다가 발견한 붉은 색의 옥돌을 숙부인 나운학이 옥패로 만들어준 것이었다. 그랬다. 당돌하게도 소림사의 산문을 가리키며 무지하게 작다고 외친 작은 소녀 나설지는 일행들과 함께 옥패를 내보이며 소림사의 산문을 넘고 있었다. 

눈 처럼 하얀 백염을 가슴 까지 드리우고서 역시 눈 처럼 하얀 눈썹이 눈을 거의 가린 모습의 소림사 방장 혜공은 오래 전의 일을 떠올리고는 잔잔한 미소를 입가에 드리웠다. 그리고 나직하지만 웅혼한 기운을 실어 불호를 토해내며 입을 열었다.

"아미타불! 어서들 오시오. 어려운 걸음들을 하셨소이다"
"방장 스님을 뵈어요"
"오랜 만에 뵙습니다. 방장 스님"
"이야! 너무 정정하세요. 방장 스님"

설지와 진소청, 그리고 초혜가 각자의 개성 대로 방장인 혜공 대사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그런 세 사람을 동그란 눈을 반짝이며 지켜 보는 사도연이었다.

"연아! 인사드려. 소림사의 방장 스님이셔"
"안녕하세요. 사도연입니다"
"제가 제자로 거둔 아이입니다"
"허허허! 알고보니 소신녀셨구려. 원행에 노고가 많았소이다"

혜공 대사가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말똥말똥 쳐다보는 사도연이었다. 범상치 않은 모습의 노승이 자신을 향해 건네는 인사말에 잘 적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도연을 바라보며 혜공 대사가 다시 미소를 지었다.

"허허허"
"크하하, 오랜 만에 뵙소이다"
"어서오시구려"
"무량수불"

철무륵과 일성도장을 비롯해서 나머지 일행들이 분분히 인사를 나누는 사이에 사도연은 산문의 좌우에 있는 석사자 중 오른쪽에 있는 석사자에게 다가가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었다. 그런 사도연이 갑자기 고개를 갸우뚱거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설지가 다가가 입을 열었다.

"왜 그러니?"
"이거 사자지?"
"응! 헌데 뭐가 이상하니?"
"여기 말야"

사도연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던 설지가 웃음을 터트렸다. 사도연이 가리키는 곳은 석사자의 왼쪽 눈이었다. 그런데 그 눈은 오른 쪽 눈과 어딘가 모르게 달라 보였다. 마치 누군가에게 한 대 얻어 맞고 멍이라도 생긴 것 처럼 눈 주위가 안쪽으로 살짝 꺼져 있었던 것이다.

"호호호"
"왜 그래?"
"호호호. 그건 호아가 그런거야"

"응? 호아가?"
"그래. 우리가 처음 소림사에 왔을 때 호아가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고 그렇게 만든거야"
"뭐? 꺄르르르"

호아의 입장에서는 그럴 만도 했다. 비록 돌로 만든 사자인기는 하나 천년마령호인 자신을 겁도 없이 노려보는 석사자가 마음에 들리 없었다. 해서 석사자에게 다가간 호아가 왼쪽 눈을 오른쪽 앞 발로 꾹 눌러버린 것이다. 그 덕분에 그날 이후 소림사의 산문을 지키는 두 마리의 석사자 중에서 오른쪽 석사자는 눈에 멍이 든모습으로 하염없이 그 가지를 지켜야만 했다.

"허허허. 그만 들어가시지요"

설지와 사도연이 눈에 멍이 든 석사자를 보고 웃음을 터트릴 때 일행들과 인사를 마친 혜공 대사가 앞장 서며 입을 열었다. 그런 혜공 대사의 뒤를 설지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사도연이 난생 처음으로 소림사의 경내로 들어가고 있었다. 소림사의 경내에는 오가는 향화객들로 늘 분주했지만 오늘만은 비교적 조용했다. 소림사에서 성수신녀 일행이 방문한다는 것을 사전에 향화객들에게 알려주고 가급적 번잡스러움을 피해주기를 간곡히 부탁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다른 날과 달리 소림사의 경내는 차분한 모습이었다. 그런 소림사의 경내를 설지의 손을 잡고 가며 이리저리 구경하던 사도연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머리 속으로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 도와다오

머리 속에서 왠 할아버지의 음성이 갑작스럽게 들려오자 깜짝 놀란 사도연이 걸음을 멈춘 것이다.

"왜 그러니?"
"어떤 할아버지가 도와달라셔"
"뭐? 그게 무슨 말이야?"

듣고 있던 초혜가 끼어들며 말했다.

"갑자기 머리 속에서 어떤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는데 도와달라고 하셨어"
"뭐?"

사도연의 말에 일행들은 모두 걸음을 멈춘 채 주위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머리 속에서 들렸다면 그건 분명 혜광심어와 같은 고절한 전음입밀의 수법이었다. 누가 있어 그런 고절한 수법을 일행들 모르게 사도연에게만 시전할 수 있단 말인가? 설지를 비롯해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절대지경의 고수가 몇이던가? 헌데도 그런 자신들 모르게 사도연에게 전음을 시전했다면 이는 결코 단순하게 볼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해서 일행은 조금은 긴장한 모습으로 주변을 탐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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