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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연재] 성수의가 318 연재 소설방

숭산!

도합 일흔두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달리 중악산이라고도 부르는 숭산의 소실봉을 오르는 몇 대의 마차가 있었다. 짙은 녹음으로 둘러쌓여 있긴 했지만 마차 두 대 정도는 충분히 지나쳐갈 정도로 잘 닦인 산길을 올라가는 마차들의 속도는 그리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았다. 그 이유는 특이하게도 마차 행렬의 선두에서 크고 작은 당나귀 두 마리가 마치 길이라도 인도하는 듯이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이한 점은 또 있었다. 소실봉을 오르는 마차들 가운데 맨 앞에서 달려가는 마차와 맨 뒤에서 따라가는 마차의 지붕 위에 각각 매 한 마리가 앉아서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행렬의 선두에서 달려가고 있는 마차에서는 간간히 웃음소리와 말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혹여 누군가가 자신들을 주시하더라도 별로 상관없다는 듯이 선두 마차에서 흘러나오는 웃음 소리와 말 소리에는 주저함이란 없었다. 

"우와! 언니, 공기가 무척 좋아. 단 맛이 나는 것 같아"
"그렇지? 선기 덕분이야"
"선기?"

"응! 숭산은 무당산 못지 않게 선기가 강한 곳이야. 그래서 무당산에는 도관이 자리했고 숭산 소실봉에는 소림사가 자리잡은 것이지"
"아! 그렇구나. 그러면 선기는 원래 단 맛이야?"
"뭐? 호호호"

어린 여아의 엉뚱한 질문에 마차 안에서 다시 한번 유쾌한 웃음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야! 어떻게 선기에서 단 맛이 나니"
"그럼 초혜 언니는 알아?"
"당연히 알지. 선기에서는 엄숙하고 청량한 맛이 나"

그렇게 말하는 초혜를 바라보는 사도연의 눈에서 어이없다는 빛이 스며나오고 있었다. 그랬다. 마차의 행렬은 객잔에서 나온 설지의 일행이었으며, 맨 뒤에 따라오는 사두마차에는 빙궁의 소궁주가 타고 있었다. 행렬은 지금 소실봉의 북쪽에 자리한 소림사를 향해 올라가는 중이었다.

"그게 무슨 맛인데?"
"엄숙하고 청량한 맛이라니까"
"그러니까 그게 무슨 맛이냐고?"

"아! 몰라"
"칫! 자기도 모르면서"
"호호호"

여전히 아옹다옹하는 초혜와 사도연이었다.

"설지 언니! 근데 령령이 다리 아프지 않을까?"
"걱정되니?"

밍밍과 함께 선두에서 행렬을 이끌고 있는 령령이 걱정되는 사도연이었다. 설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사도연이 말을 잇고 있었다.

"그냥 마차 타고 가도 되는데..."
"야! 당나귀는 원래 걸어다니는 녀석이야"
"그래도 령령은 아직 아기잖아"

"아기는 무슨... 기운이 넘쳐나더만"
"응?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런게 있어. 너무 많은걸 알려고 하지마"   

"흥! 별로 아는 것도 없으면서"
"내가 왜 아는게 없어. 죽을래?"

예의 '죽을래'라는 말과 손가락 여섯 개가 펼쳐지는 치열한 공방 속에서 마침내 마차는 소림사의 선문이 있는 곳에서 서서히 멈춰서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선문의 풍경이 다른 날과 많이 달랐다. 그 이유는 선문 좌우로 많은 승려들이 도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설지 일행을 마중나온 것으로 보이는 승려들이었는데 그 수가 무려 일백하고도 여덟 명에 달했다. 소림사의 그 유명한 백팔나한들이었다. 그리고 선문 앞에는 나이 지긋한 고승들이 십여 명 자리하고 있었는데 그들 중에는 소림사의 방장인 혜공대사의 모습도 보이고 있었다.

"아가씨! 도착했습니다요"

두자성이 마차의 문을 열고 그렇게 말하자 작은 손 두 개가 불쑥 마차 문 밖으로 빠져나왔다. 사도연의 양 손이었다. 그 모습을 본 두자성이 미소지으며 사도연을 달랑 들어 올려서 내려주자 그 뒤를 따라서 설지와 진소청 그리고 초혜가 마차에서 내렸다. 그러자 산문 양 옆에 대기하고 있던 백팔나한의 입에서 장중한 불호가 한꺼번에 흘러니왔다.

"아미타불!"

백팔나한이 한꺼번에 발하는 불호에 서린 영기는 한 점 사기도 끼어들지 못할 듯 장엄하기 까지 했다. 그러자 설지와 일행들도 백팔나한을 향해 마주 합장하며 답례를 했다. 물론 사도연도 귀여운 모습으로 합장하며 불호를 발했다. 그런데 그런 사도연이 갑자기 탄성을 토해냈다.

"아미타불! 어? 우와"

지켜보는 중인들은 사도연이 백팔나한의 위용에 감탄하여 그같은 행동를 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사도연이 이렇게 덧붙였기 때문이다.

"우와! 무지하게 작다"

그렇게 말하는 사도연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는 소림사의 고승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사도연이 마중나온 고승들을 보고 작다고 했을까? 뭐가? 숫자가? 키가? 물론 그건 아니었다. 사도연의 시선은 고승들 뒤쪽의 산문을 살펴보고 있었던 것이다. 소림사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와 비교하면 볼품없게 느껴질 정도로 작고 소박한 산문이 거기 있었다. 돌을 깎아서 만든 석사자상 두 마리가 좌우를 지키는 산문은 사도연의 말 그대로 정말 작았다. 화려함을 배척하는 소림사의 산문다운 모습이라고 해야 할까? 하여튼 그렇게 탄성을 토해내는 사도연의 말을 들은 헤공대사가 인자한 웃음을 터트렸다.  

"허허허"

뿐만 아니라 뒤쪽의 마차에서 내린 철무륵 마저 사도연의 말을 듣고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크하하"

철무륵의 행동과 사도연의 그 같은 말은 자칫 소림사를 무시하는 것으로 비쳐질 법도 하건만 고승들과 백팔나한 그 누구도 불쾌한 표정을 지어보이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일부 승려들의 경우에는 사도연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온화한 미소 까지 지어보이고 있었다. 아마도 그런 승려들 중의 일부는 예전의 일을 떠올리고 있을 것이다. 설지가 처음으로 소림사를 방문했었던 바로 그날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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