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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연재] 성수의가 308 연재 소설방

"저 소저가 왜 저래?"
"쉿! 조용히 하게. 무림인인가 보이"

초혜가 소림사를 찾는 향화객들을 대상으로 지전과 향을 팔고 있는 상인들만을 골라서 돌아가며 멱살을 잡고 탈탈 흔들어버리자 순식간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영문을 몰라하며 초혜의 행동을 바라 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 중 일부는 무림인이 힘없는 양민을 괴롭힌다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스님들을 찾는 이들 까지 생겨나고 있었다. 등봉현은 소림사가 있는 곳이었다.

당연히 소림사를 찾아온 무인들 중에서 힘자랑을 하는 이들이 있을 리 만무했다. 수시로 소림사의 무승들이 오가는 곳에서 무력 시위를 한다는 것은 소림사를 업신여기는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누가 있어 중원 무학의 총본산이라는 소림사를 업신여길 수 있으랴? 그런데 지금 사람들의 눈 앞에서 그런 방자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자신 보다 체격이 훨씬 큰 성인 남성들의 멱살을 별로 힘들이지 않고 쥐고 흔들어버리는 작은 소저는 분명 내공을 지닌 무림인이었던 것이다.

이에 잠시 지켜 보던 소림사의 무승 중 하나가 앞으로 나서려 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앞으로 나서려던 무승과 지켜 보던 사람들의 귀로 성수의가와 소신녀라는 단어들이 갑작스럽게 날아와 꽂히고 있었다.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무림인이 양민을 괴롭히는 현장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성수의가라는 말은 뭐고 소신녀라는 말은 또 뭐란 말인가?

"이,이보게 방금 저 소저가..."
"맞네! 분명 성수의가라고 했네"
"소신녀라고도 하지 않았나?"
"맞네. 그렇다면 저 소저는..."

초혜와 상인들을 지켜 보던 중인들이 중구난방으로 떠들며 소란을 일으키자 그 틈에 앞으로 나서려던 소림사의 무승은 슬그머니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그런 무승의 이마 위로는 한줄기 땀방울이 흘러내리고 있었으며 표정은 몹시도 곤혹스러워 보이고 있었다. 양민을 대상으로 행패를 부린다고 생각했던 여인에게서 들려온 성수의가와 소신녀라는 말을 듣고 나서야 그녀가 누구인지 짐작을 했던 것이다.

남들은 소요나찰이라고 하지만 정작 자신은 소요선자라고 박박 우긴다는 성수삼령의 막내인 초혜가 틀림없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방금 자신이 호랑이의 콧털을 뽑으려 했다는 것을 깨닫고 안도의 한숨을 돌리는 무승이었다. 하지만 슬그머니 뒷걸음질 치던 무승의 안도감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자신의 귀로 정확히 자신을 지칭하는 초혜의 낭랑한 음성이 날아와 박혔던 것이다.

"이봐요. 거기 스님!"

하마터면 무승은 곧바로 아미타불하며 반장을 할 뻔 했다. 평소에도 사형제들로 부터 눈치가 빠르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던 무승은 그러지 않은 자신의 눈치 빠름에 안도하며 모른 척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여기에 자신 말고도 다른 무승이 자리하고 있기를 부처님게 간절히 바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무승의 주위로는 스님들이 입는다는 가사 자락의 그림자 조차 자리하고 있지 않았다. 이에 낭패한 표정을 지은 무승은 어쩔 수 없이 초혜를 향해 반장하며 입을 열었다.

"아미타불! 혹여 빈승을 부르셨소이까?"

지켜보는 이목이 많았기에 나름 중후한 언행과 표정을 지어보이는 젊은 무승을 바라보던 초혜가 무승의 모르쇠 표정에 피식하고 실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호호. 여기엔 스님 말고 또 다른 스님은 없는 것 같군요"
"아! 헌데 어인 일로 빈승을 찾으셨는지요?"
"호호호! 후일 고승으로 불릴 자질이 충만하시군요."

초혜의 그 같은 말에 뜨끔한 무승이 다시 입을 열었다.

"시주! 어인 말씀이신지요?"
"호호호! 재미있는 스님이시네. 내가 누군지 알죠?"
"예? 아! 예! 방금 성수의가라고..."
"맞아요. 본녀는 성수의가의 초혜라고 해요"

순간 장내가 술렁였다. 정말 성수의가의 성수삼령 중 하나가 등봉현에 나타난 것이다.

"허! 성수의가가 맞군"
"허면 조금 전에 소림사로 올라간 긴 행렬이 성수의가의 의행인가 보이"
"그런가 보군. 헌데 성수의가의 의행을 이끈다는 그 유명한 당나귀는 왜 안보이지?"

"오! 그렇지. 그 당나귀를 일전에 한 번 본 일이 있네"
"직접 말인가?"
"그렇다니까. 두어 해 전 쯤에 안휘성에서 보았다네"

"허허. 그랬군. 어떻던가? 정말 소문대로 영특하던가?"
"그렇다네. 사람이 하는 모든 말을 다 알아듣는 것 같더군"

밍밍에 대해서 한참 떠들며 이야기 하던 사람들은 갑자기 자신들의 대화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당나귀 울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푸르릉!"

잇몸을 다 드러낸 채 마치 웃는 것 같은 표정의 당나귀 한 마리가 거기에 있었다. 객잔의 입구에서 령령과 함께 서성거리던 밍밍이 초혜가 이상한 짓을 벌이자 구경하기 위해 어슬렁거리며 다가 오다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자 기분 좋은 표정으로 사람들 사이에 끼어든 것이다.

"어라? 왠 당나귀가?"
"엉? 이 당나귀는..."
"설마?"
"푸르릉"

서람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자 밍밍은 기분 좋은 울음 소리로 다시 한번 자신이 밍밍이 맞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한편 난데없이 끼어든 밍밍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이 분산된 것이 못마땅한 초혜는 그런 밍밍을 향해 눈을 한 번 흘겨준 후 다시 입을 열었다.

"본녀가 스님을 청한 것은 한가지 해명의 증인이 되어 주셨으면 해서 예요"
"해명이라시면..."
"스님께서는 제가 상인들을 괴롭힌다고 생각하시고 나서서 말리려 하셨죠?"

"아,아미타불!"
"호호. 제가 등봉현의 파락호도 아니고 괜히 상인들에게 이런 일을 벌렸겠어요?"
"세이경청 하겠습니다"

"예. 그러니까 성수의가에는 깨물어 주고 싶을 만큼 귀엽고 예쁜 소신녀가 있습니다. 아시죠?"
"아미타불!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성수신녀 께서 제자로 거두셨다지요"
"맞아요. 사도연이라고 하는데 그 아이가 혼자서... 아! 아니구나, 설아랑 둘이었구나... 하여튼 지전과 향을 사러 왔었는데 소신녀가 어리다고 이 사람들이 사기를 쳤거든요"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는 이들 중에서 초혜에게 멱살을 잡힌 채 탈탈 털렸던 상인들은 이 순간 기겁을 하고 있었다. 사도연에게 거의 강매하다시피 하며 모든 지전과 향을 팔아 넘겼던 상인들이 간밤에 용꿈을 꿨다고 생각했었지만 실은 나찰의 꿈을 꾸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그것도 머리가 어질어질한 상태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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