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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연재] 성수의가 208 연재 소설방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부드럽고 검은 털에 덮여 있는 작고 귀여운 그 발의 주인공은 바로 링링이었다. 한편 아직은 사도연과 의사 소통이 제대로 이루지 않는 링링은 코를 연신 실룩이며 다른 이들의 하는 양을 지켜 보고 있다가 갑자기 자신의 발 앞에 커다랗고 둥그런 물건이 하나 굴러와서 멈춰서자 냄새를 킁킁 맡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멈춰선 그 물건에선 좋은 냄새가 나는 것으로 봐서 자신에게 해가 될 물건은 아닌 듯 보였지만 정체가 무엇인지 전혀 알수가 없었던 것이다.

"링링! 그거 이리 가져와"

하지만 링링의 그 같은 의문은 설지의 말에 의해 단절되고 말았다. 하긴 코를 실룩이며 오래도록 생각한다고 해서 모르는 것이 알게 될 턱은 없는 것이기도 했다. 이에 발 앞에 떨어진 둥그런 물건을 입에 문 링링은 깡총거리면서 설지에게 다가가 냄새는 좋지만 정체불명인 둥근 물건을 건네 주었다. 사도연의 안타까운 음성을 뒤로하고서...

"아,안되는데..."

한편 링링에게서 성수보령환을 받아 든 설지는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사도연을 바라 보면서 내심으로는 미소를 지었지만 겉으로는 딱딱한 표정과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어쭈! 이것봐라, 사도연! 이게 뭐야?"
"응? 으응! 그,그게..."
"똑 바로 대답하지 못해"

짐짓 서슬퍼런 표정으로 말하는 설지의 모습을 보면서 흠칫 놀란 사도연은 설지의 거듭되는 채근에 당황하여 무언가를 말하려다 포기하고 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그게... 으아앙!"
"어허! 이 녀석이 뭘 잘했다고 울어, 뚝 그치지 못해. 뚝!"

"으아앙... 훌쩍,훌쩍"
"그만 울고 얼른 대답하지 못해, 이게 왜 여기 있어?"
"훌쩍, 그,그게, 훌쩍 구왕에게, 훌쩍.. 금아랑 링링에게...훌쩍, 훌쩍"

울음 소리가 뒤섞인 말로 상황을 떠듬떠듬 설명하는 사도연을 바라보면서 내심으로 피식 웃음을 터트린 설지가 다시금 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네 말은 금아랑 링링이에게 주려고 했다는거지?'
"으응! 훌쩍"
"이 언니가 약은 함부로 쓰는게 아니라고 했어, 안했어?"

"훌쩍, 했어!"
"그런데?"
"훌쩍, 비아도 그거 먹고 튼튼해졌다고 했잖아"

사도연은 항변 섞인 투정으로 최후의 저항을 했다. 하지만 사도연의 그 같은 저항은 화를 자초하고 말았다.

"이 녀석이 그래도, 잘 들어, 금아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링링은 아직 아기야, 그런 아이에게 성수보령환을 잘못 먹이면 어떻게 될 것 같아?"
"응? 혹시 큰일나는거야?"

"그래, 약력을 다스려 주는 이가 곁에 없는 상태에서 성수보령환 같은 영약을 함부로 먹게 되면 링링 처럼 어린 아기들은 십중팔구 그 약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심하면 죽을 수도 있어. 어때 그래도 먹일거야?"
"아,아냐?"

죽는다는 말에 화들짝 놀란 사도연이 어느새 울음 까지 그치고 손사래를 치고 있었다.

"잘했어? 잘못했어?"
"잘못했어!"
"또 그럴거야?"
"아니!"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며 대답하는 사도연의 모습을 보면서 만족한 표정을 지어보인 설지가 말을 이었다.

"그럼 잘못했으니까 벌을 받아야겠지?"
"으응!"
"전부 손들고 따라 와"

설지의 말이 떨어지자 가장 먼저 사도연이 양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 같은 사도연의 모습을 링링이 곧바로 따라 했다. 하지만 링링의 그 같은 움직임은 설지에 의해 제지되었다. 아직은 어린 링링을 벌주는 대신 품에 안아든 것이다.

"호호, 링링은 안해도 돼, 설아! 뭐해? 손 안들어?" 금아 넌 날개 들고 따라 와. 꼬맹이 너도"

그때 부터 기묘한 모습의 일행이 숙영지를 가로 지르기 시작했다. 맨 앞에는 사도연이 양손을 번쩍 들어 올린 채 고개를 푹 숙이고 걷고 있었고 그 뒤를 양쪽 앞발을 들어 올리는 바람에 상체가 들린 설아가 동동거리면서 공중에 뜬 상태로 따라 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사도연과 설아의 뒤는 양쪽 날개를 거의 붙이다시피 하여 들어 올린 금아가 뒤뚱거리면서 걸음을 옮기고 있었으며 일행의 맨 뒤로는 도복을 곱게 차려 입은 현진 도사가 손을 반쯤 어정쩡하게 들어 올린 채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따르고 있었다.

"초록아!"
"옙"
"저게 대관절 무슨 그림이냐?"
"예? 뭐가 말씀이십니까요?"

난데없는 철무륵의 그림 타령에 고개를 돌렸던 두자성의 눈에 기묘한 행렬의 모습이 들어왔다.

"설지 아가씨와 작은 아가씨 아닙니까요?"
"누가 그걸 몰라서 네 놈에게 물었느냐? 저 놈들이 왜 저러고 걷는지 그게 궁금해서 그런거지"
"그야... 작은 아가씨 께서 뭔가 사고를 친것 같은데요"
"네 놈이 보기에도 그렇지? 크하하, 하여간 저 놈들은 이 대숙이 심심할 틈을 안준단 말이야. 어디 무슨일지 슬슬 가볼까"

그렇게 말하면서 걸음을 옮기는 철무륵의 뒤를 두자성이 곧바로 따라 붙었다. 설지가 금이야 옥이야 하며 아끼는 사도연에게 벌을 내릴 정도의 사고라면 아무래도 대형 사고일 것이 틀림없을 것이기에 그 사고의 내용이 무엇인지 두자성도 자뭇 궁금했던 것이다.

"켈켈켈, 이게 무슨 일이냐?"
"크하하, 우리 연이가 무슨 사고를 쳤길래 그 처럼 고초를 겪고 있느냐"
"고초는 무슨"

터줏대감인 다람쥐가 두 눈을 크게 뜨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도토리 나무 근처 까지 걸어온 설지가 사도연을 바라 보며 무언가를 말하려다 불쑥 끼어든 호걸개와 철무륵에 의해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더불어 초혜까지 불쑥 끼어 들어 질문을 해대는 바람에 제대로 말을 이어갈 수가 없었다.

"설지 언니! 그 녀석들이 왜 그러고 있어?"
"별일 아냐?"
"별일 아니라고? 별일 아닌게 아닌 것 같은데, 어디 연아 네가 한번 말해 봐. 무슨 사고를 친거니?"

"그,그게 실은..."
"뭐? 그러니까 설아를 시켜서 보령환을 훔쳤다는 말이니?"
"으응!"

"호호호. 우리 연이 몰랐구나?"
"응? 뭘?"
"호호호, 아무리 설아라고 해도 설지 언니가 내버려두지 않았으면 잡낭에서 보령환을 꺼내가지 못했을걸"

"응? 그게 무슨 말이야?"
"호호호, 잡낭은 일종의 진법으로 보호되고 있어서 설지 언니의 허락없인 아무 것도 꺼낼 수 없어"
"정말?"

"그럼, 정말이지. 그러니까 연이 넌 애초에 불가능한 일을 하려고 했던거야"
"으응? 그런거야?"
"그래! 그렇지만 허락없이 함부로 약을 사용하려고 했던건 분명 잘못한 일이야, 알고 있지?"

"응! 알아, 설지 언니에게 혼났어"
"호호, 알면 됐어. 설지 언니 이제 그만 팔 내리라고 하지?"
"그렇게 해! 사도연! 다시 한번 그러면 혼난다. 알았지?"
"응! 아니, 예~"

사도연이 씩씩한 대답과 함께 팔을 내리자 그제서야 허공에 떠있던 설아도 팔을 내리고 사도연의 어깨로 스르르 내려 앉았으며 금아도 날개를 접고 한쪽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사도연의 어슬픈 행각 때문에 공연히 피해를 본 현진 도사 역시 양쪽 옷소매를 툭툭 털며 들어 올렸던 팔을 내렸다. 사도연과 꼬이는 바람에 무당파 소사숙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된 셈이었다. 현진 도사의 그 같은 모습을 보면서 웃음을 터트린 호걸개가 상황이 대충 정리되자 설지에게 하려던 본론을 끄집어냈다.

"설지야! 아이들이 소식을 취합해서 가져왔다"
"어떻게 됐어요?"
"그게 말이다. 지금 평저현의 사정이 고소평인가 하는 놈이 했던 말과 별반 다르지 않더구나. 거기다 인근의 다른 현과 비교해도 터무니없는 세금으로 백성들의 고초가 심한 것 같더구나."

"그래요?"
"그래, 거기다가 관병들이 현으로 나고 드는 주요 길목들을 모조리 철통 같이 지키고 있는 바람에 야반도주는 꿈도 못 꾼다고 하더구나. 우리 같은 무인들이야 그깟 관병들 시선 피하는 것이 무에 그리 어렵겠느냐만은 일반 백성들이야 어디 그렇다더냐? 그러니 죽어나가는 곡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게 지금의 평저현이라는구나"
"아우, 씨, 내 이것들을 그냥"

초혜의 말이 아니더라도 호걸개의 입을 통해서 전해 듣는 평저현의 사정은 사람들의 분통을 터트리기에 충분했다.

"어떻게 하려느냐?"
"우선 서둘러서 평저현으로 가봐야 할 것 같네요"
"아무래도 그래야겠지? 허면 전갈단 저 놈들은?"

"아! 전갈단의 행적은 어떻든가요?"
"그것도 고소평이라는 놈이 했던 말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마적질을 하긴 했는데 어떤 경우에는 자신들이 가진 돈을 털어서 백성들을 돕기도 했다는구나"
"그랬군요"

"그래, 헌데 어느날 부터 악명이 돌기 시작했다는데 그 시기가 고소평의 말대로라면 마인 두 놈이 합류한 때와 얼추 비슷하더구나"
"음. 그랬군요"
"달리 생각이 있느냐?"

"그건 아니예요. 처음 생각했던대로 전갈단에게 표국 일을 한번 맡겨볼 생각이예요."
"켈켈켈, 그럼 성수표국이 생기는거냐?"
"저 분들 말을 들어 보고 동의하면 그렇게 할거예요"
"크하하, 저 놈들이야 좋다고 하겠지. 표국이다, 표국! 그것도 성수라는 이름의 표국"

철무륵의 말 그대로였다. 당금 천하에 성수의가 소속의 성수표국 보다 더욱 안전한 표국은 찾기 어려울터였다. 거기다 녹림과의 관계도 여타 표국과는 다를테니 표행의 수월함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렇게 성수표국의 출범이 다람쥐가 지켜 보는 도토리 나무아래에서 전격적으로 결정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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