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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연재] 성수의가 202 연재 소설방

한편 불통한 표정으로 인간들의 하는 양을 지켜 보고 있는 다람쥐 녀석의 텃밭 아래로 걸어와 이리저리 둘러본 두자성은 곧 흡족한 표정을 지으면서 천막이 실려 있는 마차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천막을 가지고 다시 돌아온 두자성의 곁으로는 천마신교의 무인 세 사람이 함께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녹림이나 신교나 정파 무인들과 살갑게 지내기엔 어느 정도 거리낌이 있었던지라 요즘 두자성과 천마신교의 흑룡대원들은 자주 어울리고 있었다. 그 덕분(?)에 설지와 여인들의 천막 담당은 어느 사이엔가 두자성의 지휘(?) 아래 흑룡대에게로 넘어가는 듯 보였다.

"어허! 똑바로 잡으라니까"
"하하, 미안하외다. 잠시 딴 생각하느라고 말이요, 이렇게 말이요?"
"그렇소. 어이, 그쪽은 좀더 뒤로 물러나시구려"

"아! 알았소, 이렇게 말이오?"
"그렇소, 그렇지, 좋소이다"
"두대협, 이만하면 충분한 것 같지 않소?"
"흠, 어디 보자. 얼추 다된 것 같소이다. 자 그럼 세웁시다."

두자성의 지휘를 받는 흑룡대원들의 손에 의해서 천막 한채가 순식간에 세워지고 있었다. 늘어지는 부분 없이 팽팽하게 세워지는 천막을 바라보며 얼굴 가득 흡족한 미소를 떠올리는 두자성이었다. 그런데 일순 두자성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 갑자기 원치 않았던 불쾌한 느낌이 두자성의 뒷통수를 싸하게 자극했던 것이다.

이에 천막에서 시선을 거둔 두자성의 고개가 뒤로 휙하고 돌려졌다. 조금 뒤늦게 다른 흑룡대원들도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두자성이 바라보는 곳으로 시선을 주었다. 누군가가 자신들을 좋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미약한 느낌을 흑룡대원들도 받았던 것이다.

"뭐지?"
"응? 이건 살기 아냐?"
"왠 놈들이...."

한편 두자성과 흑룡대원들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는 저 멀리 산 능선 쪽에서는 막 한무리의 인마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족히 오십여장은 떨어진 거리지만 인마를 식별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던 두자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물경 백여기에 이르는 인마의 모습이 왠지 낯설지 않은 모습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아는 바로는 이 부근은 녹림의 구역이 분명 아니었다.

"두대협, 저 놈들 뭐요? 혹시 녹림의 식구들이오?"
"아니외다. 이 근방에는 우리 녹림의 산채가 없소이다"
"녹림이 아니라면 행색으로 보아하니 마적들인가 보구려"

"마적? 아! 헌데 마적놈들이 왜?"
"그러게 말이오. 미친 놈들인가? 하여튼 이거나 마저 끝냅시다. 신녀 께서 기다리시는데"
"아 참, 내 정신 보게, 천막이 흔들리지 않게 단단히 고정하시요"

"걱정마시오, 초소저의 주먹이 무서워서라도 내 튼튼히 묶을테니."
"하하하"
"하하하"

마적 떼가 몰려 오고 있음에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제 할일만 하는 두자성과 흑룡대원들이었다.

"초록이!"
"옙, 총표파자님"
"저 놈들 뭐냐? 우리 애들이냐?"

"아닙니다요. 여긴 녹림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입니다요"
"그래? 그럼 저 놈들은 뭐냐?"
"소인과 여기 흑룡대원들이 보기에 아마 미친 놈들이 아닐까 싶습니다요"

"미친 놈들?"
"예! 제 정신인 놈들이 감히 성수의가의 의행을 보고 고개 숙여 인사는 못할 망정 약탈이라도 할 것 처럼 저리 달려오겠습니까요"
"하긴, 다했냐?"

"예?"
"천막말이다. 설치 끝났느냐고?"
"아! 예. 다 되었습니다요."

"그래? 수고했다. 흑룡대도 수고하셨소"
"아니외다. 총표파자"
"설지야, 천막 설치가 끝났다는구나"
"응! 알았어"

한편 천막이 설치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링링과 장난을 치려던 사도연은 철무륵의 말에서 갑자기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설지 언니"
"그거 말이야"
"그거라니?"

"진법말야"
"진법? 진법이 왜?"
"그거 어려워?"

"그건 왜? 너도 배우고 싶어?"
"응! 나도 가르쳐 줘"
"호호, 배우고 싶으면 그렇게 하려무나"

"헤헤, 신난다. 나 한번만 보여줘 봐"
"호호, 녀석도, 어떤게 좋을까, 그래 비교적 쉬운 팔방진을 보여줄까?"
"응! 응!"
"알았어, 우리 귀여운 꼬마 아가씨"

그렇게 말한 설지가 섬섬옥수를 들어 가볍게 휘젓자 사도연이 서있는 곳에서 반장 정도 앞에 있는 땅바닥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바로 사람의 형태를 쏙 빼닮은 한자 크기의 흙인형 하나가 불쑥 솟아났다.

"우와!"

하지만 사도연의 놀람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처음 생겨난 토인을 시작으로 반장 정도의 공간 여기저기에서 토인들이 귀여운 모습으로 불쑥 불쑥 솟아났던 것이다. 도합 열 여섯개의 토인들이 일어선 순간 갑자기 작은 파동이 토인들 주변을 훑고 지나갔다. 마지막 열여섯 번째의 토인이 솟아나는 순간 팔방진이 비로소 가동된 것이었다.

"우와! 우와!"
"호호, 잘 봤니?"
"우와, 무지하게 신기하다. 이게 팔방진이야?"

"그래, 효능은 그리 크지 않지만 상대의 눈을 현혹하여 수성에 도움이 되는 진이야"
"정말 신기해, 그럼 귀여운 토인들이 일어선 순서대로 따라하면 팔방진이 완성되는거야?"
"그렇다고 할 수 있어, 방위와 시각들을 감안해서 설치하면 더 완벽해지겠지만 우선은 토인들이 일어섰던 순서대로 따라하면 팔방진의 기본은 깨우쳤다고 볼 수 있어"

"음, 그럼 한번만 더 보여줘 봐, 이번에는 순서를 외워볼거야"
"그렇게 하렴, 준비됐니?"
"응!"

사도연의 대답과 함께 일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토인들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토인들이 하나씩 순서대로 솟아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 보는 사도연은 눈은 샛별 처럼 빛나고 있었다. 그때 다람쥐 녀석이 삼엄한 눈초리로 인간들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도토리 나무 아래에서 철무륵의 음성이 들려 왔다.

"설지야, 천막 설치가 끝났다는구나"
"응! 알았어"

한편 살인과 강도, 약탈등으로 악명 높은 마적떼인 전갈단의 단주 고소평은 산능선 아래에서 막 숙영 준비를 시작하고 있는 듯 한 행렬을 눈으로 지켜보면서 흡족하고 사악한 미소를 얼굴 가득 그렸다. 오랜만에 그것도 무척이나 오랜만에 수하들이 마음껏 날뛸만한 대표국의 표행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두령! 아,아니 단주, 공격할까요?"
"천천히 하자꾸나, 천천히 즐기면서 말이다. 보아하니 야들야들한 계집도 여럿 있는 것 같구나"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응? 뭐가 말이냐?"
"그렇지 않습니까, 표행에 여자라니요, 그것도 한 둘이 아니라 얼추 보아도 십여명은 될 듯한데"
"크하하, 미련한 놈, 척보면 모르겠느냐. 청루의 계집들을 동반한게지"

"아! 역시 두령, 아,아니 단주십니다"
"자, 그럼 슬슬 가보자꾸나"
"예. 길을 열어라!'
"와아아아"

그렇게 달려온 전갈단이 성수의가의 숙영지 십여장 앞에서 먼지를 일으키며 멈춰섰다. 투레질을 하는 말들과 질펀한 욕설들이 오가는 바람에 한바탕 소란이 이어졌다.

"야 이 놈들아, 조용히 못해"
"죄송합니다. 단주"
"되었다. 쯧쯧, 그보다... 응?"

"왜, 왜 그러십니까?"
"이거 반응들이 왜 이래?"
'예? 그게 무슨?"

그랬다. 악명을 떨치는 전갈단이 등장하면 바들바들 떨어야 하는게 정상이었다. 그런데 숫자만 많아 보일 뿐인 이번 대표국의 표사들과 쟁자수들은 반응이 이상했다. 바들바들 떠는 대신 손부채로 먼지를 날려 보내는 것이 다였다. 그리고는 자신들을 흘깃 한번 쳐다본 후로는 두번 다시 자신들 쪽으로 시선을 주지 않고 자신들의 할일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왠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너무 놀라서 그러려니 하고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려고 다짐하는 고소평이었다.

"어디보자. 응? 호! 저기 저 세 년들이 제법 반반하구나. 저 년들 부터 끌고 오너라"
"예. 단주"

수하들이 동시에 고소평이 지목한 여인들 쪽으로 시선을 주었다. 고소평이 말한 여인들은 바로 진소청과 설지와 초혜였다. 화선지의 미녀도에서 금방 튀어 나온 듯 너무도 아름다운 자태의 그녀들을 보는 순간 훅하고 숨을 들이쉰 수하들의 눈이 탐욕으로 벌겋게 변했다.

"뭘하는게야"
"예, 예! 단주"

수하 하나가 대답하며 뛰쳐나가려는 순간 주위를 질식시켜버릴 듯한 싸늘한 음성 하나가 마적들의 정신을 일깨웠다.

"모두 동작 그만, 그 자리에서 한 발자국이라도 움직이는 놈은 오늘 살아서 돌아갈 생각은 버려야 할 것이다"

음성과 함께 고소평의 앞으로 검은 그림자 하나가 스르르 생겨났다. 모른 척하려고 했던 흑룡대원 하나가 설지를 두고 이 년 저 년 하는 고소평의 말에 화가나 가장 먼저 나섰던 것이다. 그것이 고소평으로써는 천운이었다. 진소청이 나섰더라면 몸 성히 돌아가는 마적은 단 한 명도 없었을테니까.

"뭐,뭐야?"
"뭐하는 놈들인지 모르지만 저 분들은 네깟 놈들이 함부로 입에 담을 그런 분들이 아니시다. 살아서 돌아가고 싶으면 지금 부터 라도 그 입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고소평을 포함한 마적들에게 싸늘한 음성으로 경고를 한 흑룡대원이 나타낼 때 처럼 스르르 사라져 가자 그제서야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마적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깨달음은 너무 늦고 말았다. 짜증실린 목소리 하나가 다시 자신들의 주위를 환기시켰던 것이다.

"야! 너희들 뭐야?"

전신을 온통 녹색으로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는 특이한 복색의 그 사내는 천막 설치를 막 끝낸 두자성이었다.

"우선 좀 맞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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